베체트병 루푸스 입 안이 헐고, 피부에 발진이 생기며, 관절이 아프고, 눈까지 충혈된다면 우리는 종종 ‘면역이 안 좋은가 보다’ 하고 넘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신 증상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단순한 면역 저하가 아닌 자가면역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대표적인 전신 자가면역질환으로는 베체트병과 전신홍반루푸스(SLE, 이하 루푸스)가 있습니다. 두 질환 모두 다양한 장기를 공격하고, 피부·관절·신경 등 여러 부위에서 증상을 보이며,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난다는 공통점도 가집니다. 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며, 진단과 치료법도 전혀 다릅니다.
자가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은 면역계가 외부 병균이 아닌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공격하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보통 면역은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특정 조건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무차별 공격을 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자가면역 반응은 특정 장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신에 퍼질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환들이 있습니다
베체트병 | 혈관, 점막, 눈, 피부, 관절 |
루푸스(SLE) | 피부, 관절, 신장, 혈액, 뇌 |
류마티스 관절염 | 관절 및 활막 |
강직성 척추염 | 척추, 천장관절 |
크론병 | 위장관 전체 |
이 중 베체트병과 루푸스는 서로 유사한 양상을 보이지만, 원인부터 증상, 진단 방식, 치료까지 매우 다릅니다.
베체트병(Behçet's disease)은 혈관염을 중심으로 전신에 염증이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입니다. 구강궤양, 생식기 궤양, 피부병변, 눈 염증 등이 대표 증상이며, 뇌, 장, 관절, 혈관 등 다양한 부위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 | 구강궤양, 외음부 궤양, 포도막염, 결절홍반 |
발생 연령 | 20~40대 성인 |
남녀 비율 | 남성에서 더 심한 경향 |
염증 특성 | 혈관 중심의 염증 (정맥, 동맥 모두 침범) |
유전적 연관성 | HLA-B51 양성률 높음 |
베체트병은 급성기와 잠복기를 반복하며 진행되는 특징이 있으며, 각 증상이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어렵습니다.
베체트병 루푸스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는 자가항체가 온몸의 조직과 세포를 공격하는 만성 전신 자가면역질환입니다. 베체트병과 마찬가지로 피부, 관절, 신장, 신경계 등 다양한 부위를 침범하지만, 자가항체 생성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주요 증상 | 나비형 홍반, 관절통, 단백뇨, 탈모, 광과민 반응 |
발생 연령 | 10대 후반~30대 여성 |
남녀 비율 | 여성 9 : 남성 1 |
염증 특성 | 면역복합체에 의한 조직 손상 |
유전적 연관성 | HLA-DR2, HLA-DR3 등 연관 |
루푸스는 특히 여성에게 9배 더 많이 발생하며, 면역계가 비정상적으로 항체를 만들면서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베체트병 루푸스 이 두 질환은 다양한 전신 증상과 자가면역 기전을 공유하면서도, 병의 기전과 진단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자가면역질환 | 면역 시스템의 이상 반응이 중심 |
전신 질환 | 피부, 관절, 신경, 점막 등 다양한 장기 침범 |
만성 질환 | 급성기와 잠복기 반복 |
젊은 성인층 | 20~40대 호발 |
면역억제제 치료 |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사용 |
주요 병변 | 혈관염 중심 | 자가항체 생성 중심 |
유전 연관 | HLA-B51 | HLA-DR2, DR3 |
흔한 증상 | 구강궤양, 생식기궤양, 눈 염증 | 나비형 홍반, 단백뇨, 광과민성 |
남녀 비율 | 남성 = 여성 (중증은 남성↑) | 여성 > 남성 (9:1) |
자가항체 검사 | 대부분 음성 | 항핵항체(ANA), ds-DNA 항체 양성 |
패쓰테스트 | 진단에 활용 | 없음 |
베체트병 루푸스 두 질환 모두 혈액검사, 영상검사, 증상 관찰을 통해 진단하지만 결정적인 검사 지표는 다릅니다.
ICBD 진단기준 | 점수제 적용 (구강궤양, 생식기궤양 등) |
패쓰테스트 | 피부 자극 후 농포 반응 확인 |
HLA-B51 검사 | 유전적 민감도 확인 |
염증 수치 | CRP, ESR 상승 확인 |
항핵항체(ANA) | 95% 이상 양성 |
항 ds-DNA 항체 | 루푸스 특이 항체 |
항-Sm 항체 | 높은 특이도 |
보체 수치(C3, C4) | 염증 시 감소 |
소변검사 | 단백뇨, 혈뇨 확인 (신장 침범 시) |
베체트병은 주로 임상 증상을 점수로 종합 판단하며, 루푸스는 자가항체의 존재 유무가 진단에 결정적입니다.
두 질환 모두 면역 조절이 핵심이며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를 주축으로 치료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장기를 주로 침범하기 때문에 약물 선택과 치료 전략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강/피부 | 콜히친, 국소 스테로이드 |
눈 | 전신 스테로이드, TNF 억제제 |
관절 | NSAIDs, 면역억제제 |
장/신경 | 아자치오프린, 인플릭시맙 등 |
피부/관절 | 하이드록시클로로퀸, NSAIDs |
신장 | 고용량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
신경 |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리툭시맙 등 |
혈액계 | 면역글로불린, 생물학제제 |
예후 | 부위별로 다르나 조절 가능 | 장기 침범시 예후 나쁨 |
사망률 | 낮은 편 | 신장/신경 침범 시 높아짐 |
삶의 질 | 꾸준한 관리로 유지 가능 | 재발 방지 중요 |
증상이 겹칠 경우 혼동하기 쉽지만, 몇 가지 포인트만 기억하면 감별이 수월해집니다.
궤양 양상 | 깊고 반복되는 궤양 | 드물게 생기거나 얕음 |
홍반 | 결절홍반, 여드름양 | 나비 모양, 광과민성 반응 |
항체 검사 | 대부분 음성 | 항핵항체 양성 |
장 침범 | 천공·출혈 위험 | 드물고 경미 |
관절통 | 통증은 심하나 변형 없음 | 관절 변형 없이 지속 통증 |
눈 병변 | 포도막염 흔함 | 드물게 시신경염 |
베체트병 루푸스 베체트병과 루푸스는 증상이 비슷해 헷갈릴 수 있지만, 전혀 다른 병입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증상과 검사 결과를 정확히 해석하는 것이 빠른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의 지름길입니다. 베체트병은 혈관 중심의 염증 질환, 루푸스는 자가항체 중심의 전신 질환이라는 점만 기억해도 큰 구분이 가능합니다. 이 글이 혹시나 비슷한 증상으로 혼란스러웠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진단을 제대로 받아야 치료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치료는, 삶의 질을 다시 회복시키는 첫걸음입니다. 💡 내 몸의 면역 신호, 지금부터 정확히 들여다보세요.